
인간의 거친 속박을 벗어버리고,
천상의 달콤한 유혹마저 내려놓아
어떤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 같은 사람,
나는 그를 바라문이라 부릅니다.
우리는 미움은 버려야 할 독이라 여기면서도
사랑은 붙잡아도 되는 꽃이라 여깁니다.
그러나 붙잡는 순간, 꽃은 짐이 되고
기쁨은 불안으로, 사랑은 다시 괴로움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므로 놓아야 할 것은 나쁜 것만이 아니라
좋은 것에 대한 집착까지도 포함됩니다.
그 모두를 놓아버릴 때
마음에는 맑고 시원한 바람이 일어납니다.
애증은 본래 둘이 아니고
취함과 버림
어디에도 머물지 않을 때
비로소 참된 해방이 드러납니다.
밖을 이긴 사람이 아니라
자기 마음의 반응을 넘어선 사람,
사랑도 미움도 붙잡지 않아 맑고 투명한 사람,
그는 세간의 파도를 넘는 고요한 영웅입니다.
사람들이 설산을 오르며 힘겨워하는 까닭은
길의 가파름보다 내 안에 쌓인 번뇌의 무게 때문입니다.
길이 힘든 것이 아니라
앞날의 오르막까지 한꺼번에 짊어지려는 마음이 무거운 것입니다.
가야 할 먼 길을 내려놓고
지금의 한 걸음에 머물면
천 리 설산도 한 계단의 연속일 뿐입니다.
집착의 끈을 놓는 그 순간
삶은 가벼워지고,
그 가벼운 발걸음 위에
당당한 길이 열립니다.
놓기 어려운 것까지 기꺼이 놓아줄 때,
지금 이 한 걸음에서
비로소 우리는 완전한 자유에 이릅니다.
...
설산의 길 위에서.
길이 힘든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가려는 마음이 우리를 지치게 합니다.
향긋한 꽃과 거친 바람 속에서도 좋고 나쁨 모두 내려놓은 맑은 마음으로,
맑고 시원한 내 여정에 평온이 온전히 전해져
늘 평온과 행복 속에 머물수 있기를
축원드립니다.